취향 다른 부부가 집에서 같이 보기 좋은 영화 6편, 둘 다 만족하려면
집에서 둘이 영화를 보려다가 정작 고르는 데만 30분을 쓰는 날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긴장감 있는 영화를 보고 싶고, 다른 사람은 피곤해서 편한 영화를 원합니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쪽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쪽이 함께 고르면 선택지는 더 줄어듭니다.
이번에는 특정 장르 하나로 묶기보다 취향이 달라도 접점을 찾기 쉬운 영화 여섯 편을 골랐습니다. 웃음, 미스터리, 실화 드라마, SF처럼 방향은 다르지만 이야기의 목표가 비교적 분명하고, 둘이 보고 난 뒤 이야기할 거리도 있는 작품들입니다.
영화를 고르기 전에 둘이 세 가지만 정해보세요
오늘 머리를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나이브스 아웃》, 복잡한 추리보다 이야기를 따라가고 싶다면 《셰프》가 편합니다. 두 시간이 넘어도 괜찮은가? 괜찮다면 《포드 V 페라리》나 《마션》까지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가볍게 웃고 싶은가? 《터미널》이나 《리틀 미스 선샤인》 쪽부터 보면 됩니다.
둘 다 추리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나이브스 아웃》
유명 범죄소설가 할런이 생일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되고, 탐정 브누아 블랑이 가족들을 조사하면서 시작합니다. 저택 안에 모인 가족 모두에게 감추고 싶은 사정이 있어 “누가 범인인가”를 함께 추측하는 재미가 큽니다.
정통 멜로나 강한 액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아 취향이 다른 두 사람이 타협하기 좋은 편입니다. 다만 살인사건이 중심이고 짧은 폭력과 거친 표현이 있으므로 완전히 편안한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를 보면서 서로 예상한 범인을 말하는 걸 좋아한다면 특히 잘 맞습니다.
긴 영화도 괜찮다면 《포드 V 페라리》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와 드라이버 켄 마일스가 포드의 새로운 경주차를 만들어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페라리에 도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어도 두 사람이 회사의 간섭과 충돌하면서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 중심이라 따라가기 어렵지 않습니다.
레이싱 장면의 속도감과 인물 드라마가 함께 있어서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중시하는 사람이 같이 보기 좋습니다. 대신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을 넘기 때문에 늦은 밤보다는 시간이 넉넉한 주말에 더 어울립니다.
오늘은 편하게 보고 싶다면 《셰프》
레스토랑을 그만둔 요리사 칼이 푸드트럭을 시작하고 아들과 함께 미국을 여행하며 다시 요리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음식과 여행, 가족 관계가 자연스럽게 섞이고 큰 악역이나 복잡한 설정 없이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둘 다 피곤한 날 고르기 좋은 쪽입니다. 다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거친 표현과 일부 성적인 언급은 있습니다. 무거운 갈등보다 맛있는 음식과 도로 여행의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여섯 편 중 가장 편안한 선택에 가깝습니다.
SF와 생존물이 만나는 《마션》
화성 탐사 중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가 제한된 식량과 장비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고, 지구에서는 그를 귀환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웁니다. SF이지만 낯선 세계관을 처음부터 공부해야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한쪽은 SF를 좋아하고 다른 쪽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할 때 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생존이라는 목표가 분명하고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러닝타임은 2시간을 훌쩍 넘기므로 짧은 영화를 원하는 날에는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조금 엉뚱한 가족 이야기는 《리틀 미스 선샤인》
어린 올리브가 미인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서로 잘 맞지 않는 가족 여섯 명이 낡은 노란색 버스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향합니다. 여행이 계속될수록 각자가 숨기고 있던 실패와 좌절이 드러나지만 영화는 이를 무겁게만 끌고 가지 않습니다.
웃기면서도 씁쓸한 가족영화를 좋아한다면 좋은 선택입니다. 다만 자살 시도, 약물, 거친 언어와 성적인 농담이 소재로 등장합니다. 밝은 가족 코미디만 기대하기보다는 조금 삐딱한 유머까지 괜찮은 두 사람에게 더 잘 맞습니다.
익숙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원하면 《터미널》
빅터 나보스키는 뉴욕으로 오는 동안 고국에 정변이 일어나 여권이 효력을 잃고, 미국에 입국하지도 돌아가지도 못한 채 공항 터미널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낯선 공간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코미디와 인간관계, 로맨스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강한 자극이나 복잡한 반전을 원하지 않는 날에 어울립니다. 두 사람 모두 “오늘은 무난하게 한 편 보자”는 쪽이라면 실패 가능성이 비교적 낮습니다. 다만 빠른 전개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느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30초 안에 한 편만 고른다면
추리하고 싶으면 《나이브스 아웃》, 속도감과 드라마를 함께 원하면 《포드 V 페라리》, 피곤한 날에는 《셰프》로 좁혀보세요. SF를 한 명만 좋아한다면 《마션》, 조금 다른 가족 코미디를 원하면 《리틀 미스 선샤인》, 특별한 취향 없이 편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터미널》이 남습니다.
둘이 보는 영화는 최고의 한 편을 찾는 것보다 오늘 둘 다 싫어하지 않을 조건을 먼저 정하는 편이 빠릅니다. 장르부터 고르지 말고 “긴 영화 괜찮아?”, “머리 쓰는 영화 볼까?”, “오늘은 편하게 볼까?” 세 질문부터 해보면 선택 시간이 훨씬 짧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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